쇠처럼 살라는데
손 증 호
아내는 나더러 쇠처럼 살라는데
그 쇠가 무슨 쇠냐 타령조로 읊어보면 무조건 복종하는 충직한 돌쇠에다 땀흘려 일할 때는 억척스런
마당쇠, 닫힌 마음 철컥 여는 만능 열쇠로 살다가 제 잘못엔 입 꽉 다문 잠을쇠로 또 살라네. 모진 풍파
끄떡없이 무쇠처럼 겪어내고 자본주의 경쟁시대 구두쇠로 견뎌내도 둥글둥글 굴렁쇠에 밤에는 변강쇠,
이 쇠 저 쇠 좋다며 닦달하는 요즘 세상
나는야 쇠귀에 경읽기 어화둥둥 모르쇠
- 출처; 계간 『시조시학』 2013, 가을호
△《시조문학》신인상(2002)
△부산문학상 우수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시조집『침 발라 쓰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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