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김상규 두 손에 쥐고 있던 열쇠를 이리 주렴 내가 행복을 주지, 밀밭 위의 소녀야 버려야 얻을 수 있는 신비를 알려주지 어깨에 앉아 있던 연갈색 종달새는 길들이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갔단다 소녀야, 채찍은 거둬 덤불숲에 던져주렴 밀짚 얹은 나귀는 주저앉은 나귀일 뿐 짐을 진 소녀야, 방황을 한 줌 주지 들판이 빨갛게 물든 자유를 보여주지 박하의 박하마저 겨울의 겨울마저 입김마다 번지는 시작의 귓속말 소녀야, 용기를 주지, 곧 타오를 불꽃처럼 -중앙시조신인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