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시인 47

구봉도 가는 길

구봉도 가는 길 박해성 방금 떠난 버스를 눈으로 쫓는 정류장 염천햇살에 농익은 아스팔트가 낄낄댄다 여기는 어느 별일까, 어느 생에 살았을까? 천 년 전 이녁처럼 환히 웃는 해바라기 재회의 눈물 속에 노랗게 흔들리지만 모른 척 남의 일처럼 너는 버스를 기다린다 거품으로 만들어진 비너스의 심장인 양 하늘엔 뭉게구름이 부풀었다 흩어진다 행선지 낯선 차들이 잠깐씩 섰다 떠나고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다 등이 굽은 해바라기 그림자에 놀빛이 흥건한데 버스는 아직 소식 없다, 한 생이 다 지나도록 출처; 『정형시학』 2021, 가을호 수록.

박해성의 시조 2021.10.24

이카루스의 질문

이카루스의 질문 박해성 아버지가 당부했어, 높이 날지 말아라 네 날개가 녹아내려도 태양은 죄가 없단다 그러나 활갯짓만이 내 존재의 이유였지 아버지, 대박부동산 낙원으로 모실게요 지금도 그 동네는 개천에서 용이 난대요 아들아, 검은 안경을 쓴 하이에나를 조심해 도솔천도 제석천도 아닌 용이 난 개천에는 무지갯빛 물방울이 주문처럼 흐른다네요 그 물에 발을 담그면 죄가 다 씻겨진대요 이판사판 주식신화 무단횡단 앞지르기에 날개가 찢어졌어요, 아버지 어디 계셔요? 추락은 연습이 없는 법, 보기에 좋으십니까? -출처; 『정형시학』 2021, 가을호 수록.

박해성의 시조 2021.10.17

파워디렉터 첫 작품

컴퓨터에 깔려있던 모든 파일과 프로그램을 날린 후 파워디렉터는 새로 구입한 프로그램이다. (파란만장 구입 후기는 먼저 올렸으니 궁금하신분은 찾아 읽으면 재미있을 것임다.) 우얏든 낯선 프로그램을 다루자니 혹시 남의 작품을 망칠까봐 내 시를 먼저 다루기로 했다. 그러나 모르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3D 효과까지 다 뒤져봤으나 무얼 어디에 써야 적절할지 몰라 허둥대기도 했다. 갈팡질팡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영상이다, 애증관계라... ㅎ~ https://youtu.be/O0-RR6kx6Fo

동영상 2021.10.09

팔루스 평원

그러니까 2015년이라면 그때 내가 거기 있었다는 게 까마득한 신라적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 *^(^* 다시 말하자면 유튜브를 시작하고 지난 파일을 뒤지는 게 일상이 되었다 외장 하드를 1테라 2테라 뒤지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몸이 좀 고달프긴 하지만 늘 내가 말하던 '혼자놀기' 에 성공한 것 같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으로 자신을 위로 한다는 거 ㅎ~ㅎ;;; 팔루스를 여행할 때만해도 (변명하자면) 내가 가진 카메라 장비가 별로 신통치 않았다 사실 카메라 다루는 기술조차도 그냥저냥 덤벙거리던 시절인데... 에효오~~ 그래도 모래사장에서 보물 찾기하는 심정으로 사진파일을 건져내 영상을 만들었다 대표화면에 뜬 저 사진은 내가 본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풍경이다. 지금은 나의 최애 셀프샷이 ..

카테고리 없음 2021.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