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반가사유 - 박명숙

heystar 2023. 2. 10. 10:29

           반가사유 

                                  박명숙

입꼬리만큼 마음의 꼬리를 끌어올리고

사유는 반만 접어 무릎 위로 올린다

그믐을 흘러들어온 달빛이 정박중이다

떠날 듯 머무를 듯 잠길 듯 떠오를 듯

뺨에 물린 손가락으로 고요를 짚는 동안

눈초리 휘어진 달빛이 그믐을 빠져나간다

-출처; 박명숙 시집 『맹물 같고 맨밥 같은』 2022, 고요아침

'좋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꽃놀이 - 김상규  (0) 2024.02.15
조문국을 다녀오다 -권규미  (0) 2024.02.15
아나키스트 - 신양란  (0) 2022.12.31
복사꽃 속으로 - 이정환  (0) 2022.11.27
낙서 - 최보윤  (0) 202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