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신양란
우리동네 흰둥이, 털 빠진 떠돌이 들개
바람처럼 구름처럼 매인 데 없고 정 둔 데 없고, 위아래 분별
없고 진 데 마른 데 가릴 것 없고, 많고 적고 상관 없고, 추위 더위
거리낌 없고, 염치 체면은 배운 바 없고 지청구 눈총 아는 바 없고
가진 것 없고 받은 것 없어 베풀 것도 없는 팔자
오늘도 건들대면서 도로를 질러간다
-출처; 계간 『시조시학』 2022, 겨울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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