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오 성가
손 영 희
1.
자작나무 숲을 지나 한 남자가 불거졌다
구름을 타고 오느라 입이 무거웠다
퍼즐을 맞추는 동안
잎들은 잠시 불통이었다
가끔씩 그는 날선 칼을 보내곤 했다
칼은 제 본업인 춤에 충실하였으므로
심장이 조금 상했고
그늘이 움텄다
2.
때늦은 고해로 피워 올린 꽃이라니
코감기 않는다고 피가 조금 흘렀을 뿐인데
몸에서 빠져나간 것이
새일까
알일까
- 2003년 매일신문신춘문예 당선, 열린시학 등단.
- 오늘의 시조시인상, 이영도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 2013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 경남문학관 사무국장, 서정과현실 편집부장 역임.
- 시집 『불룩한 의자』
'좋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리 - 박구하 (0) | 2013.12.03 |
---|---|
이상, 현실을 읽다 - 서상규 (0) | 2013.11.13 |
쇠처럼 살라는데 - 손증호 (0) | 2013.11.01 |
지리산 고사목 - 서일옥 (0) | 2013.10.26 |
개 혀? - 노영임 (0) | 2013.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