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그레고리오 성가 - 손영희

heystar 2013. 11. 11. 12:47

    그레고리오 성가

 

 

                            손 영 희

 

 

  1.

자작나무 숲을 지나 한 남자가 불거졌다

구름을 타고 오느라 입이 무거웠다

퍼즐을 맞추는 동안

잎들은 잠시 불통이었다

 

가끔씩 그는 날선 칼을 보내곤 했다

칼은 제 본업인 춤에 충실하였으므로

심장이 조금 상했고

그늘이 움텄다

 

  2.

때늦은 고해로 피워 올린 꽃이라니

코감기 않는다고 피가 조금 흘렀을 뿐인데

몸에서 빠져나간 것이

새일까

알일까

 

                     - 영언동인지 제 4집 『라캉과의 대화』에서

 

- 2003년 매일신문신춘문예 당선, 열린시학 등단.

- 오늘의 시조시인상, 이영도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 2013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 경남문학관 사무국장, 서정과현실 편집부장 역임.

- 시집 『불룩한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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