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고사목
서 일 옥
아직도 두 눈 부릅 뜬 내 아버지 서 있네
절망의 능선에서 꽃숨을 거두었던
지게는 어디에 두고 비목으로 서 있나
수척한 산동네가 쑥대밭이 되던 날
찢어진 살점마다 피눈물이 흘렀네
삼동 내 설원 속에서 동백보다 더 붉은
밤마다 섧게 우는 칼바람 재우려고
준령을 넘고 오는 슬픈 역사 지우려고
흰 등뼈 곧추세운 채 말이 없는 저 고집
- 서일옥 시집 『그늘의 무늬』2013, (동학사)
199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 등단
2004년 제21회 성파시조문학상, 마산시 문화상 수상
시집: 『영화 스케치』 『그늘의 무늬』동시집『숲에서 자는 바람 』
현재; 경남 창녕교육지원청 교육장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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