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이송희
친구 시인의 장례식장에 화환 대신 조의금 대신 한바탕 걸쭉하게 방바닥 치며 울고 난 후 소주에 육개장 먹는 시인이 진짜다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할 게 무어 있나. 애도하는 문장 대신 썩을 놈 잘 갔지
한두 개 사리처럼 내린 우박을 맞는 시인
풍자의 긴 가락에 춤을 추던 시인이 걸쭉하게 풀어내던 지난날의 사설들
남겨진 시인은 이제 어느 벽에 기대 토할까
부끄러운 눈과 귀가 보고 듣는 거리엔 수 만 권의 시들이 서정을 흥정하고
강남의 빌딩 숲에서 꼼꼼하게 돈을 세는데
- 계간 『시산맥』2013, 여름호
1976년 광주 출생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2009년 제 3회 오늘의 시조시인상 , 2010년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수혜,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시집; 『환절기의 판화』(고요아침, 2009)『아포리아 숲』(책만드는집, 2011)
평론집;『눈물로 읽는 사서함』
현재; 전남대와 조선대 국문학과 강사, 21세기시조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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