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그 옹기가, - 김창근

heystar 2013. 9. 17. 17:17

      그 옹기가,

 

                         김 창 근

 

 

천불나는 시간을 꿋꿋이 버텨내고

봉선화 야울야울, 잠자리 떼 들고나는

시골집 뒤울 한옆에 오두마니 앉았네

 

땡볕에 비바람에 눈보라도 견디면서

맵고 짠 것 품어내랴, 삭혀 온 시간 앞에

흑갈색 성한 몸피가 솔찬히도 닳았네

 

햇귀 퍼져 내릴 때나 놀 지는 저물녘에

이내 속 뉘 알까나 명치 끝 쓰다듬던

등 굽은 우리 어무니 돌아 앉아 계시네

 

                                           - 김창근 시집 『푸르고 질긴 외뿔』(동학사) 중에서

- <현대시학> 등단.

-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수혜.

 

'좋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 시인의 사회 - 이송희  (0) 2013.10.13
봄 사태 - 김강호  (0) 2013.09.22
옻닭 - 김소해  (0) 2013.09.13
초승달 2  (0) 2013.08.17
낱말 새로 읽기 26 - 문무학  (0) 201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