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옹기가,
김 창 근
천불나는 시간을 꿋꿋이 버텨내고
봉선화 야울야울, 잠자리 떼 들고나는
시골집 뒤울 한옆에 오두마니 앉았네
땡볕에 비바람에 눈보라도 견디면서
맵고 짠 것 품어내랴, 삭혀 온 시간 앞에
흑갈색 성한 몸피가 솔찬히도 닳았네
햇귀 퍼져 내릴 때나 놀 지는 저물녘에
이내 속 뉘 알까나 명치 끝 쓰다듬던
등 굽은 우리 어무니 돌아 앉아 계시네
- 김창근 시집 『푸르고 질긴 외뿔』(동학사) 중에서
- <현대시학> 등단.
-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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