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청련사 은행나무

heystar 2011. 3. 13. 13:50

     청련사 은행나무

 

 

                               박 해 성

 

 

 

절집 앞 그 여자는 올해도 만삭입니다

 

 

잘 여문 풍경소리 가지 휘게 달아놓고

 

 

고요가 호사스러워 멧새들도 키웁니다

 

 

그 품새 위풍당당, 세월조차 초라합니다

 

 

입덧하듯 멀미하듯 울렁증 한 세상을

 

 

맨발로 짚어가느라 힘줄 툭툭 불거진 발등,

 

 

길 떠난 마음 하나 돌아오지 않았건만

 

 

갈바람 보챌 때마다 우수수 벗는 집착

 

 

득음에 이르렀는지 숨소리 참 아련합니다

 

 

             - 2010년 <한국시조시인협회 연간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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