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
박 해 성
풋내 나는 반골 기질 길들이는 왕소금탕
초록별을 숭배한 죄, 단숨에 주눅 들어
지금은
감히 아무도
변절을 논할 수 없다
민달팽이 볼 비비던 연민을 헹궈내고
간물 든 가슴끼리 위로하듯 얼크러져
맵고 짠 말씀을 좇아 익어가는 만행萬行의 길
밀교의 유혹 같은 햇살의 귓속말과
세포마다 새겨진 천둥 번개 내력까지
아사삭,
다 풀어놓고
축제처럼 떠나는,
- 2010년 <여강의 물결> 제 8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