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어린왕자, 그 후

heystar 2011. 3. 3. 23:29

                   어린 왕자*, 그 후

 

                             박 해 성

 

 

누구나 한번쯤은 길을 잃는 익명의 도시

단단한 슬픔 한 덩이 망연자실 물고 선 너

어느 별 사투리인지 난해하다

멍멍 왈왈,

 

시늉만 남은 꼬리에 막무가내 거세까지

지구별 종족들은 왜 이토록 괴팍한가?

아무리 비누칠해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

 

어쩌랴,

콧김 따듯한 한 목숨의 무게를

전생에 옷깃 스친 그대 정녕 누구신지

어쩌면 알 것도 같아 입을 닫고 가슴 여니

 

오호라 그렇구나,

명왕성 어린 왕자님!

이 밤도 추운별이 추락하는 붉은 사막

사라진 제 고향말로 왈왈 아흐,

하소연이다

 

 

* 쌩 떽쥐베리 원작 소설 제목 인용.

 

 

                               <작가와 문학> 2010년 제2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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