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열애

heystar 2011. 3. 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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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해 성

 

 

<북>

태풍을 가두어 둔 내 가슴 두드려주오

처용의 춤사위인 듯 그대 손길 허공 쥐면

둥 둥 둥, 우레벌판에 소나기로 달려가리라

 

<피리>

온 몸에 구멍 뚫어 뜨겁게 날 깨워주오

푸른 관절 마디마다 그대 입김 스며들면

울대가 터진다 해도 시나위로 화답하리라

 

<장고>

얼싸 안고 뺨 때리니 애증에 목이 타라

둘이서 한데 묶여 자지러질 수 있다면

휘모리, 자진모리로 매우 치소, 피멍들도록

 

<징>

그리움 꽁꽁 감아 움켜 쥔 주먹 풀어질라

모질게 내리쳐 주오, 한 천 년 잊고 살게

속울음 깊이 삼키며 이 세상 변방을 넘는

 

                                      <여강의 물결> 제 5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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