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熱愛
박 해 성
<북>
태풍을 가두어 둔 내 가슴 두드려주오
처용의 춤사위인 듯 그대 손길 허공 쥐면
둥 둥 둥, 우레벌판에 소나기로 달려가리라
<피리>
온 몸에 구멍 뚫어 뜨겁게 날 깨워주오
푸른 관절 마디마다 그대 입김 스며들면
울대가 터진다 해도 시나위로 화답하리라
<장고>
얼싸 안고 뺨 때리니 애증에 목이 타라
둘이서 한데 묶여 자지러질 수 있다면
휘모리, 자진모리로 매우 치소, 피멍들도록
<징>
그리움 꽁꽁 감아 움켜 쥔 주먹 풀어질라
모질게 내리쳐 주오, 한 천 년 잊고 살게
속울음 깊이 삼키며 이 세상 변방을 넘는
<여강의 물결> 제 5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