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꽃그늘에 눕힐란다 - 강경주

heystar 2015. 4. 17. 09:00

   꽃그늘에 눕힐란다

 

                             강경주

 

 

개밥도 챙겨 주고 닭 모이도 주어야지

묵숨 붙은 것들인디, 나만 믿고 사는디

꽃구경 거 좋겄다만 내사 마 못 가겄다

 

여기도 봄은 오고 눈빛 또한 따듯하다

생강나무 꽃숨따라 산수유 노랗더니

무 배추 장다리꽃에 정령 같은 나비 떴다

 

꽃 피고 지는 거나 사람 왔다 가는 거나

해 뜨고 지는 일도 내 눈엔 다 한 가지다

한나절 적막한 꿈이나 꽃그늘에 눕힐란다

 

[출처] 강경주 시집『老母의 說法』(2015. 1. 고요아침) 중에서

 

1953년 경남 하동 출생.

 - 1984년 《현대시조》천료 등단.

- 성파시조문학상. 경남시조문학상 등 수상.

- 시집『어둠을 비껴앉아』『사랑의 역설』『하늘문』『머나먼 화두』

         『찻잔이 죽었다』『노모의 설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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