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지하상가 나-65호

heystar 2014. 12. 28. 09:58

  지하상가 나-65호

 

                           박 해 성

 

 

 

창공을 날던 수리 동굴 속에서 만났다

 

탕아가 숨어드는 염라국 뒷골목 같은

 

두어평 지하 둥지에 착하게도 길들여진

 

사나이 이두박근에 새겨진 푸른 날개,

 

바람벽 제 머리 찧고 꿰맨 흉터 남았지만

 

적막이 울던 자리에 달덩이 덩실, 앉혀놓고

 

높이 날 순 없지만 어둠에도 눈이 익어

 

지그시 숨 고르는 멸종위기 저 날짐승

 

먹잇감 물어나르는 부리 제법 튼실하다

 

 

- 2014, 『여성시조』열일곱번째 작품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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