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 나-65호
박 해 성
창공을 날던 수리 동굴 속에서 만났다
탕아가 숨어드는 염라국 뒷골목 같은
두어평 지하 둥지에 착하게도 길들여진
사나이 이두박근에 새겨진 푸른 날개,
바람벽 제 머리 찧고 꿰맨 흉터 남았지만
적막이 울던 자리에 달덩이 덩실, 앉혀놓고
높이 날 순 없지만 어둠에도 눈이 익어
지그시 숨 고르는 멸종위기 저 날짐승
먹잇감 물어나르는 부리 제법 튼실하다
- 2014, 『여성시조』열일곱번째 작품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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