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아 발해 9

나도 유튜버 *^&^*

이제 나도 유튜버가 되었다. 문학이 워낙 비인기 장르이다보니 유튜브에서도 활동하는 작가들이 드물다. 있다면 시낭송이나 입시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사들 또는 작가 지망생들을 지도하는 교육콘텐츠가 눈에 띌 뿐이다. 사실 대중성을 따지자면 내가 평소에 부분적으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한 음식이나 미용 등 흥미있는 소소한 일상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나의 전공을 살려 시와 사진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시도하고자 첫발자국을 내딛었다. 내딴에는 제법 용기가 필요했다. 난해한 컴퓨터 프로그램들과 씨름하는 것도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애당초 혼자놀기 달인이 되고자 했으니... 자업자득 아닌가! 하하...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도 모르게 복사된 사진이 3장이나 주르륵 매달린다, 워쪄??? 우얏든 클릭해보시라~~~=> https:/..

동영상 2021.05.19

파이

파이 박해성 읽던 신문을 가슴에 덮고 설핏 잠에 빠집니다 38.5도 신열을 딛고 움트는 떡잎, 싹이 나고 잎이 나고 묵찌빠, 적막이 실핏줄처럼 뿌리를 내립니다 사회면 비명을 씹는 염소인양 지상의 나날들을 산채로 씹어 먹는 잡식성 몸살은 오, 어느새 뇌수를 뚫고 잔가지가 무성합니다 무성한 뿔을 인 사슴이 겅중겅중 뛰어다닙니다 천방지축 달리다가 달리의 시계를 밟았나요, 시간은 안녕하십니까, 박살 난 유리에 천둥번개가 스칩니까 소름처럼 파릇파릇 잡초가 돋아납니까 백지 위에 고삐를 풀어놓은 것들은 다 무엇입니까? 황제에게 꼬리치는 것, 뱀피구두를 신은 것, 훈련된 것, 다족류, 발광하는 것들, 말할 수 없는 것, 방금 막 신을 버린 것, 들여다보면 구더기처럼 꿈틀거리는 것들, 백과사전에도 없는 것, 토마스 핀천..

박해성의 시 2021.01.18

우루무치에서 석양까지 달려

우루무치에서 석양까지 달려 박해성 파미르고원 접경에 도착했다 흉노공주와 이리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위구르족의 자치구, 총을 멘 군인들과 붉은 완장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몽둥이가 늘어선 검색대를 벌벌 통과한다, 여권을 코앞에 대조하고 신발까지 벗기는 황당한, 무례한, 불쾌한, 다시는 오지말자, 주먹을 꽉 쥐었지만 천산산맥 자락 해발 2000m 호수 앞에서 불온한 결기는 무장해제 당한다 비단 같은 운해를 허리에 두른 설산 아래 늙은 가이드의 구전설화가 신의 치마폭처럼 수면에 일렁이는 사리무호, 해맑은 이마에 물방울이 맺힌 야생화가 함부로 눈물겨운데 당신은 내일 아침 떠난다, 떠나겠다 말한다 들은 듯 못 들은 듯 나는 마른 살구만 씹는다 낡은 파오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양고기를 굽는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새도..

박해성의 시 2020.12.26

박해성의 네번째 시집 출판

네번째 시집이다. 자유시로는 첫 작품집이다. 내게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시가 되면 자유시로 다행히 정형의 틀에 담기면 시조로 그때 그때 내 영혼의 흐름을 좇았을 뿐, 계획하거나 작정하고 쓴 적은 없다. 오랫동안 시조에 눌려 숨을 못 쉬고 있던 작품들을 풀어놓으니 시원섭섭하다. *^^* 12월 5일 - 시집 출간 2주째 - 평소 작품세계에 호감을 갖고 있던 시인들께 시집을 우송했다. 물론 대부분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전화로 문자로 카톡으로 또는 메일로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예상보다 많은분들의 호평을 들으니 어리둥절하다. - 기쁘고 설레고 샘내며 읽고 있어요, 어떤 삶, 어떤 시각이 이런 시를 가능케 할까요 - 김박은경 - 시가 이렇게 맛깔스러워도 되는 것인지 놀라며 읽었습니다. 언어들이 신바람나게 ..

박해성 리뷰 2020.11.26

끝물 모란이 질때

끝물 모란이 질 때 박해성 오월 어느하루 난설헌을 찾아간다 몰락한 친정 가듯 한 발 늦은 안부에 입술이 바짝 메마른 끝물 모란이 뚝뚝 진다 당신은 떠났어도 솔숲은 울울한데 기나긴 밤 울컥울컥 붉은 시를 토하시던 조롱 속 날개 상한 새 울음조차 스러지고 오늘은 서왕모와 깃털 수레 타러가셨나 한가로이 꽃을 꺾던 사내쯤은 아예 잊고 열 두 줄 햇살을 타는 초록이 창창하다 《정형시학》2020, 여름호 수록

박해성의 시조 202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