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책가도 이수국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오크 향 원목 책장을 창문 앞에 세웠다책을 좋아한 왕이 책가도(冊架圖)를 세워 일월오봉도를 가렸듯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른다박물관 유리문 너머 책가도가로와 세로의 배열 속, 그림 위에 꽂힌 천년의 페이지들그림 속 책을 보던 왕과유리문 안을 보는 내 눈이 책가도 위에서 만났다그림 한구석 은밀히 쓴 화공의 이름이 흔들렸다책장 바닥에 그늘 한 권을 괴자 몸이 중심을 잡는다무너지던 중력을 다시 세운 건 한 권의 책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작가를 지우며 작가를 꽂는다이럴 때 사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