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찜, 그리고 장미
박 해 성
팔 걷고 도미찜 한다
그이와 다툰 날은,
암팡지게 긁어대는 무지갯빛 비늘이며
꼿꼿한 지느러미에 손 찔리는 쾌감도 있지
번지르르한 몸통에 엇박자로 칼집 넣고
싱거워 영 괘씸한 속내 대뜸 간 지른다,
두 눈을 부릅뜬 그대 지는 척 돌아눕긴 흥,
비등점의 냄비 속만 부글부글 끓겠냐만
부아까지 뜸 들어라, 불꽃 느긋 줄이는데
장미는 뭣에 쓰려고?
드센 가시 싫다더니!
<오늘의시조> 2011년 제 5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