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도미찜, 그리고 장미

heystar 2011. 2. 16. 10:24

도미찜, 그리고 장미

 

                            박 해 성

 

 

팔 걷고 도미찜 한다

그이와 다툰 날은,

암팡지게 긁어대는 무지갯빛 비늘이며

꼿꼿한 지느러미에 손 찔리는 쾌감도 있지

 

번지르르한 몸통에 엇박자로 칼집 넣고

싱거워 영 괘씸한 속내 대뜸 간 지른다,

두 눈을 부릅뜬 그대 지는 척 돌아눕긴 흥,

 

비등점의 냄비 속만 부글부글 끓겠냐만

부아까지 뜸 들어라, 불꽃 느긋 줄이는데

장미는 뭣에 쓰려고?

드센 가시 싫다더니!

 

<오늘의시조> 2011년 제 5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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