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헌화, 헌화가

heystar 2011. 2. 17. 11:18

 

      헌화, 헌화가

 

                           박 해 성

 

 

수로부인 치맛자락 물어뜯던 바다용인 듯

이두박근 울근불근 땅 헤집는 저 굴착기

 

산 사람 집터 닦는다, 아버지 잠든 발치께

 

죽어서도 그늘이라 떼가 죽는 단칸 초막

그 꿈자리 사나울까 안절부절 서성이면

 

아가야 걱정 말거라, 철쭉꽃 불쑥 내미는

 

굴피나무 껍질 같이 갈라 터진 손바닥이

생시처럼 암소 몰고 도솔천을 지나시다

 

외동 딸 불면의 창에 샛별 닦아 걸어 놓고,

 

일찍이 당신께서 하현달을 엎지른 날

약지 하나 선뜻 깨물지 못한 이 불초를

 

노엽다, 아니하시면 눈물꽃을 바치오리다

 

 

                    *  2011년 <오늘의시조> 제 5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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