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청사포 - 박영식

heystar 2013. 2. 12. 15:54

  청사포

 

              박 영 식

 

 

미쳤구나 너는,

사흘 낮 사흘밤을

만취로 찢겨진 알몸

농무濃霧로 치부 가리고

막 내린 무대 밖에서

살풀이를 하는구나

 

포구엔 삼색천이

갯바람 속을 달려간다

망각한 철선鐵船 몇 척

허름한 꿈에 젖는

갈매기 음표 고르며

넘나드는 해안선

 

시계를 차단하는

속사速射의 굵은 장대비

잘 씻긴 불빛 건져

하늘 폭에 박아 놓고

잔 속에 갇힌 바다가

탈출을 시도한다

 

*청사포-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 부근에 있는 포구.

 

                     [출처] 반년간 <화중련> 2012년 하반기호에서

 

경남 사천 출생

서울신문,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문단 데뷔.

수상; 성파시조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새벗문학상, 울산문학상, 푸른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최우수상 등

저서:『자전거를 타고서』외.

현재「푸른문학공간」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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