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김 제 현
바람은 처음부터
세상에 뜻이 없어
이날토록 빈 하늘만
떠돌아 다니지만
눈 속의 매화 한송이
바람 먹고 벙근다.
매이지 말라 매이지 말라
무시로 깨워주던
포장집 소주맛 같은
아, 한국의 겨울바람
조금은 안 됐다는 듯
꽃잎 하나 떨구고 간다.
-김제현 시집 <우물안 개구리>에서
김제현 시인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60년 『조선일보』신춘문예로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 『凍土』『무상의 별빛』『우물 안 개구리』와 시조선집 『도라지꽃』외 다수가 있으며, 연구서로는 『현대시조평설』『사설시조사전』『사설시조문학론』『현대시조작법』등이 있다. 조연현문학상(평론), 월하시조문학상(학술), 중앙시조대상 등을 수상했고,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시조시학』발행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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