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바람 - 김제현

heystar 2013. 1. 23. 16:17

   바람

 

       김 제 현

 

 

바람은 처음부터

세상에 뜻이 없어

 

이날토록 빈 하늘만

떠돌아 다니지만

 

눈 속의 매화 한송이

바람 먹고 벙근다.

 

매이지 말라 매이지 말라

무시로 깨워주던

 

포장집 소주맛 같은

아, 한국의 겨울바람

 

조금은 안 됐다는 듯

꽃잎 하나 떨구고 간다.

 

                                    -김제현 시집 <우물안 개구리>에서

 

 

김제현 시인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60조선일보신춘문예로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 凍土』『무상의 별빛』『우물 안 개구리와 시조선집 도라지꽃외 다수가 있으며, 연구서로는 현대시조평설』『사설시조사전』『사설시조문학론』『현대시조작법등이 있다. 조연현문학상(평론), 월하시조문학상(학술), 중앙시조대상 등을 수상했고,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시조시학발행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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