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이일향
오는 곳을 모르는데
가는 곳을 어찌 알랴
썼다가는 지우고
지웠다가 다시 써도
빈 들녘
바람소리 되어
떠도는 영혼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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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이 있는 풍경
이일향
빈손은 아니었네
가지런히 묻힌 봉분
할 말은 반만 떠서
초승달로 누워 있고
못할 말 꽃으로 왔는가
흩어져 핀 들국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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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나무. 4
이일향
타다 남은 그리움이
뼈대로 서있구나
꽃 지고 잎이 지고
계절은 훌훌 벗고
삭풍이
오히려 따듯해라
기대서서 우는 나무
- 계간 『시조시학』2016, 겨울호에서 발췌
1930년 경북 대구 출생.
- 효성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수학.
- 1983년 『시조문학』등단.
-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윤동주 문학상, 정운문학상, 펜문학상, 카톨릭문학상, 노산문학상 등.
- 시집; 『아가』『이승 밖의 노래』『기대어 사는 집』『기도의 섬』『목숨의 무늬』『그곳에서도』
『밀물과 썰물 사이』『사랑이 있는 곳』『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등.
-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한국펜문학회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 한국여성시조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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