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조說話調
정완영
내 만약 한 천년 전
그 세상에 태어났다면
뉘 모를 이 좋은 가을 날
너 하나를 훔쳐 업고
깊은 산 첩첩한 골로
짐승처럼 숨을 걸 그랬다
구름도 단풍에 닿아
화닥화닥 불타는 산을
나는 널 업고 올라
묏돌처럼 숨이 달고
너는 또 내 품에 안겨
달처럼을 잠들 걸 그랬다
나는 범 쫓는 장한壯漢
횃불 들고 산을 건너고
너는 온유의 여신
일월에나 기름 부며
한 백년 꿈을 누리어
청산에나 살 걸 그랬다
- 출처; 정완영 시조집 『세월이 무엇입니까』
1919년 경북 금릉 출생 ~ 2016년 8월 별세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조국> 당선.
196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해바라기처럼> 당선.
1979년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역임.
1995년 10월 은관문화훈장 수훈.
수상; 금천시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중앙일보 시조대상, 육당 문학상, 만해시문학상 등.
시집; 『세월이 무엇입니까』,『정완영 시조전집 - 노래는 아직 남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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