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몸에게 - 김제현

heystar 2016. 9. 22. 15:17


        몸에게


                        김제현




안다

안다

다리가 저리도록 기다리게 한 일

지쳐 쓰러진 네게 쓴 알약만 먹인 일 다 안다

오로지 곧은 뼈 하나로

견디어 왔음을


미안하다, 어두운 빗길에 한 짐 산을 지워주고

사랑에 빠져 사상에 빠져

무릎을 꿇게 한 일

쑥국새, 동박새 울음까지 지운 일 미안하다


힘들어하는 네 모습 더는 볼 수가 없구나

너는 본시 自遊의 몸이었나니 어디든 가거라

가다가 더 갈 데가 없거든 하늘로 가거라

뒤돌아보지 말고



                               [출처] 박기섭의 시조산책 『가다 만듯 아니 간듯』에서 발췌



1939년 전남 장흥 출생.

-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수료(문학박사)
- 196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현대문학』천료 등단.

- 시집『동토』, 『산번지』, 『잊었던 사람에게』『우물 안 개구리』등.

- 수상; 정운시조문학상, 홍조근정훈장.  가람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등.

-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장 역임.

- 현; 《시조시학》발행인. 가람기념사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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