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박해성
그리하여 나는 그때
화가의 귀를 잘랐고
순정한 첫 여인의 심장을 할퀸 적 있다
아흐레 굶어 죽었다는 님프는 그만 잊으시라
내 가슴 까맣게 적힌
비망록이 그 증거이니
그대 헛된 의심은 신성모독이 될지 몰라
윤유월 정오가 만든 불가사의가 될지도 몰라
불구하고
내게서 일편단심을 찾는다면
신의 의중을 읽듯
허공의 내면을 읽듯
요절한
시인의 무덤
빗돌 대신 서 있으랴,
- 계간 『한국 동서문학』2016, 겨울호 수록.
해바라기
박해성
그리하여 나는 그때
화가의 귀를 잘랐고
순정한 첫 여인의 심장을 할퀸 적 있다
아흐레 굶어 죽었다는 님프는 그만 잊으시라
내 가슴 까맣게 적힌
비망록이 그 증거이니
그대 헛된 의심은 신성모독이 될지 몰라
윤유월 정오가 만든 불가사의가 될지도 몰라
불구하고
내게서 일편단심을 찾는다면
신의 의중을 읽듯
허공의 내면을 읽듯
요절한
시인의 무덤
빗돌 대신 서 있으랴,
- 계간 『한국 동서문학』2016, 겨울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