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박 해 성
재앙의 낮달 삼킨
너였구나, 오필리아*!
덜 삭은 그리움이 질식할 듯 목에 걸려
불면에
부르튼 입술
오늘에야 말문 여는,
바람의 뒤를 쫒다
무릎 깨진 구름처럼
빈 하늘 헤매다 지쳐 절며 절며 오시는가
질척한
생의 언저리
울컥 터진 붉은 울음
*세익스피어의 <햄릿>에서 주인공 햄릿의 연인이다.
햄릿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자 실성해서 물에 빠져 죽는다.
- <2010 신춘문예 당선시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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