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축제
박 해 성
섬섬약골 시도 죽고 시인도 죽은 유행특구
비보이 전사 납신다, 정수리 지구를 이고
화장발 한껏 짙어진 명동은 지금 거나하다
무국적 비빔밥 같은 음악에 이냥 홀려
거리는 덜컥, 열렸다만 나 홀로 캄캄하다
신석기 밀림에서 온 초식성 외뿔소처럼
그대
진지하거나 감히 평범하지 말라,
설익은 자유하며 혀 짧은 모국어라도
섣불리 경經을 외우다
영락없이 경黥치는 법
이 지상 파장머리 삭발하던 그 성당 길
단식의 소신마저 오늘은 다 헐값인가
더덩실, 허풍선 아재
춤사위 참 능청맞다
- <2010 신춘문예 당선시집>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