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명동축제

heystar 2011. 2. 3. 02:41

 

         명동 축제

 

 

                           박 해 성

 

   

섬섬약골 시도 죽고 시인도 죽은 유행특구

비보이 전사 납신다, 정수리 지구를 이고

화장발 한껏 짙어진 명동은 지금 거나하다

 

무국적 비빔밥 같은 음악에 이냥 홀려

거리는 덜컥, 열렸다만 나 홀로 캄캄하다

신석기 밀림에서 온 초식성 외뿔소처럼

 

그대

진지하거나 감히 평범하지 말라,

설익은 자유하며 혀 짧은 모국어라도

섣불리 경을 외우다

영락없이 경치는 법

 

이 지상 파장머리 삭발하던 그 성당 길

단식의 소신마저 오늘은 다 헐값인가

더덩실, 허풍선 아재

춤사위 참 능청맞다

 

 

                                            - <2010 신춘문예 당선시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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