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꽃을 보며
박기섭
이승의 더딘 봄을 초록에 멱감으며
오마지 않은 이를 기다려 본 이는 알지
나 예서 오동꽃까지는 나절가웃 길임을
윗녘 윗절 파일등은 하마 다 내렸는데
햇전구 갈아 끼워 불 켜든 저 오동꽃
빗장도 아니 지른 채 재넘이길 열어놨네
하현의 낮달로나 나 여기 떠 있거니
오동꽃 이운 날은 먼데 산 뻐꾸기도
헤식은 숭늉 그릇에 피를 쏟듯 울던 것을
-《현대시학》2013. 2월호에서
1954년 대구출생.
-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 수상; 2008년 제8회 고산문학대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대구시조문학상, 오늘의 시조문학상
- 시집; 『하늘에 밑줄이나 긋고』『달의 문하』『엮음수심가』
- 시선집; 『 가다 만 듯 아니 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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