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오동꽃을 보며 - 박기섭

heystar 2014. 6. 1. 00:08

         오동꽃을 보며

     

                                박기섭

 

 

      이승의 더딘 봄을 초록에 멱감으며

      오마지 않은 이를 기다려 본 이는 알지

      나 예서 오동꽃까지는 나절가웃 길임을

 

      윗녘 윗절 파일등은 하마 다 내렸는데

      햇전구 갈아 끼워 불 켜든 저 오동꽃

      빗장도 아니 지른 채 재넘이길 열어놨네

 

      하현의 낮달로나 나 여기 떠 있거니

      오동꽃 이운 날은 먼데 산 뻐꾸기도

      헤식은 숭늉 그릇에 피를 쏟듯 울던 것을

 

            -《현대시학》2013. 2월호에서

 

     시조시인 박기섭 이미지1954년 대구출생.

     -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 수상;  2008년 제8회 고산문학대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대구시조문학상, 오늘의 시조문학상 

   - 시집; 『하늘에 밑줄이나 긋고『달의 문하』『엮음수심가

    - 시선집; 『 가다 만 듯 아니 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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