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장자의 맨발 - 장수현

heystar 2014. 11. 15. 13:18

       장자의 맨발

 

                        장 수 현

 

 

광화문역 지하계단에 웅크려 잠든 사내

얼룩무늬 부전나비 같은 맨발을 보았지

 

그 사내 해몽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있었지

 

헐벗은 식솔을 그렁그렁 매달고

무수히 짓밟히며 거리를 떠돌았을

저 순한 맨발의 전생은

나비가 아니었을까

 

퇴화한 날개 접고 절뚝이며 꿈길 가는

장자의 젖은 맨발 가만히 엿보았지

 

가파른 生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지

 

-반년간 『정형시학』2014, 하반기호에서

 

장수현

- 1973년 전남 강진 출생.

- 광주대학교 대학원 석사 과정 졸업.

- 199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

- 2004년 한국문화예술진흥회 문예진흥기금 받음.

- 시조집 『기억의 모서리에 푸른빛이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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