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일 - 홍사성 산다는 일 홍사성 독수리는 물뱀 물뱀은 개구리 개구리는 무당벌레 무당벌레는 진딧물 등 뒤를 노리는 눈길 뜨겁고 서늘한 한낮 - 출처 『시조시학』2019, 가을호에서강원도 강릉 출생. 2007년 『시와 시학』등단 시집; 『내 년에 사는 법』『고마운 아침』 불교신문 주필, 주간 / 불교방송 .. 좋은 시조 2019.12.20
방편 - 조안 방편 조안 낡은 집 철제울타리 기대 선 느티나무가 줄기와 뻗은 가지 쇠붙이와 한몸이다 버티다 버티다 그만, 끌어 안아 버렸다 -『열린시학』2016, 여름호에서 - 2012년 『유심』등단. 좋은 시조 2016.06.14
물의 기억, 가볍거나 무거운 - 염창권 * 바닥 모를 심해에서 당신이 떠올랐다 나는 또 그날처럼 잔기침을 누르는데 '외롭다' 물 위에 쓴 글 목젖에 걸린 고래처럼 * 무작정 멀리 가는 시외버스에 올랐지 차창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었거든 아파요? 김 서린 창에 흘려 쓰던 낯선 남자, 대답 대신 눈물짓는 유리창만 바라보다 .. 박해성 리뷰 2014.01.15
열린시학 계간평 - 박성민 해 지는 바닷가에 늙은 개가 서성인다 모가지를 파고드는 질긴 가죽목걸이에 검붉은 피가 엉겨 붙은 앞발을 절룩인다 세파에 찌든 털은 백구인지 누렁인지 고작 서너 뼘 남은 목줄을 풀지 못해 얼마나 끌고 다녔을까, 너덜대는 희망처럼 안개꽃을 흩뿌리는 파도는 배경이다 제 상처를 제.. 박해성 리뷰 2013.12.27
붉다 붉다 박 해 성 해 지는 바닷가에 늙은 개가 서성인다 모가지를 파고드는 질긴 가죽목걸이에 검붉은 피가 엉겨 붙은 앞발을 절룩인다 세파에 찌든 털은 백구인지 누렁인지 고작 서너 뼘 남은 목줄을 풀지 못해 얼마나 끌고 다녔을까, 너덜대는 희망처럼 안개꽃을 흩뿌리는 파도는 배경이.. 박해성의 시조 2013.08.01
情景 - 김선화 정경情景 - 아주 천천히 김 선 화 햇살도 술렁대는 교도소 안마당에 가족과 함께하는 운동회가 열렸다 손 꼽아 기다리던 날 발그레한 얼굴들 청백군 편을 나눠 달리기, 줄다리기 어릴적 운동회로 돌아가 맘껏 뛰며 모처럼 푸른 함성이 울타리를 넘는다 이제는 부모님을 등에 업고 달릴 차.. 좋은 시조 2013.07.28
화장장에서 - 우은진 火葬場에서 우 은 진 투명한 수의를 몸에 걸친 日月이 머리채 흩뜨리며 떠다니는 겨울 아침 화구에 관이 들어간다 불났심더- 나오이소- 허위허위 지붕 위를 좇으며 돌아오소- 망자의 옷자락을 흔들며, 아베요- 바람은 꼭대기에서만 차게 불다 가는데 향불은 폭삭폭삭 매운 재로 내려앉고 .. 좋은 시조 201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