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화장장에서 - 우은진

heystar 2012. 2. 6. 17:53

     火葬場에서

 

                        우 은 진

 

 

투명한 수의를 몸에 걸친 日月이

머리채 흩뜨리며 떠다니는 겨울 아침

화구에 관이 들어간다

불났심더-

나오이소-

 

허위허위 지붕 위를 좇으며

돌아오소-

망자의 옷자락을 흔들며,

아베요-

바람은 꼭대기에서만 차게 불다 가는데

 

향불은 폭삭폭삭 매운 재로 내려앉고

할머니는 쪼그라든 입술을 달싹인다

정하게 잘타고 있겠지야-

흰 연기가 날아간다

 

                 - 격월간 <유심> 2012년 1/2월호에서 

-1984 경남 진해 출생.

  - 현, 부산대학교 현대문학 박사과정.

  - 2005년 경남문학 신인상.

  - 2009 ‘화중련’ 신인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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