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풍경 - 민병도

heystar 2012. 1. 31. 21:42

 

                   풍경 風磬

 

                                       민 병 도

 

 

부처님 출타 중인 빈 산사 대웅전 처마

 

물 없는 허공에서 시간의 파도를 타는

 

저 눈 큰 청동물고기 어디로 가고 있을까

 

뼈는 발라 산에 주고 비늘은 강에나 바쳐

 

하늘의 소리 찾아 홀로 떠난 그대 만행卍行

 

매화꽃 이울 때마다 경을 잠시 덮는다

 

혓바닥 날름거리며 등지느러미도 흔들면서

 

상류로, 적요의 상류로 헤엄쳐 가고 나면

 

끝없이 낯선 길 하나 희미하게 남는다

 

 

                                                             [출처] 임성구의 시조바라기

 

 1953년 경북 청도 출생.

영남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석사.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雪岑의 버들피리만신창이의 노래』『不二의 노래』『청동의 배를 타고』『슬픔의 상류

       『마음저울』『내 안의 빈집』『원효』『들풀』등.

평론집;형식의 해방공간』『닦을수록 눈부신 3장의 미학』등.

수상; 한국시조작품상, 정운시조문학상, 대구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문학상 등.

현재; 시조21발행인,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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