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환의 [명시감상] 앓다 - 박해성 삭신이 욱신 작신, 마냥 아우성입니다 나의 몸은 창세기부터 통증을 훌륭히 키워내는 대자대비 숙주입니다. 죄 없는 질병들을 어린양처럼 부양하느라 고달플 때도 있지만요 그들이 있어 사실 나는 심심할 틈이 없지요. 요즘 들어 양들은 가끔 늑대가 되기 도 하지만 그들을.. 박해성 리뷰 2019.10.09
빅뱅과 토마토우주론 - 권혁웅, 2 -애지 2019년 가을호 <애지의 초대석- 이경림 작품론>에서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 3. 비유 하나의 토마토는 무수한 토마토이기도 하며, 각각의 토마토는 하나의 큰 토마토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큰 토마토와 작은 토마토들의 포함관계가 있으며, 작은 토마토들끼리의 비교관계가 있.. 횡설詩說 2019.08.14
어둠 - 황봉학 어둠 황봉학 기러기가 물고가다 떨어뜨린 노을은 먹성 좋은 그의 먹이가 되어 사라졌다 나는 그 짐승을 거실로 데려와 방금 삼킨 것을 토해 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다가 술 한 잔 먹여 문밖으로 내쫓았다 밖은 이미 그 짐승의 세상 그는 성큼성큼 한 강을 건너 깊은 골짝으로 숨어버리고 가.. 좋은 시 2017.05.17
불량 샴푸 불량 샴푸 - 박해성 잠결에 머리를 벅벅 긁는다 잠이 툭툭 끊어진다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기에 이토록 가려울까 긁어도 긁어도 감질난다 손가락 끝에서 빠져나온 검은 실뱀들이 침대 밑으로 달아난다 사방으로 숨어든다 한 마리가 잽싸게 벽을 타고 기어오른다 아, 징그러워! 비명에 .. 박해성의 시 2017.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