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독감 박 해 성 폭탄을껴안은테러분자의습격이다 뇌관이 터질듯이 낄낄 꽃피는 두통 협상은 결렬되었다, 지금 나는 화약고다 - 계간 『나래시조』2013, 여름호 수록. 박해성의 시조 2013.07.01
개똥참외 개똥참외 박 해 성 1. 서푼어치 연민이며 8할 넘는 호기심 속 노약자석 모로 누운 그 여인 만삭이다, 황야를 질러왔는지 갈라 터진 맨발이다 진딧물 낀 들꽃같이 말라붙은 입술에다 신탁의 달을 품고 홀로 익는 개똥참외 차라리 달지나 말 걸, 귀머거리 막돌처럼 2. 마디마디 통증으로 덜컹.. 박해성의 시조 2012.06.22
드라큘라의 연인 드라큘라의 연인 박 해 성 컹컹 짖는 어둠 속 굶주린 늑대가 울면 가슴에 꽃 대신 칼을 꽂고 눈 뜨는 신부, 여권도 그림자도 없이 13월의 국경을 넘어 피를 찾아 헤맨다. 미친 듯, 홀린 듯이 은유의 망령들이 횡행하는 백지 위에 손톱 다 닳아빠지도록 밤새워 무덤을 파고 재앙 같은 흡혈은 .. 박해성의 시조 2012.06.07
거위털파카 거위털파카 박 해 성 울음이 다 삭제된 거위의 깃털을 산다 적멸의 가벼움은 3개월 무이자할부, 온 세상 눈보라에도 보온 방수 끄떡없다는 미궁 속으로 빨려든 비명의 무게하며 기다란 모가지에 꽥 꽥 꽥 고여 있던 욕망의 질량에 따라 시세가 매겨지고 아무도 관심 없다, 얼어터진 그 맨.. 박해성의 시조 2012.03.07
2011년 중앙시조대상 수상작 <누이감자> 권갑하 누이 감자 권 갑 하 잘린 한쪽 젖가슴에 독한 재를 바르고 눈매가 곱던 누이는 흙을 덮고 누웠다 비릿한 눈물의 향기 양수처럼 풀어 놓고 잘린 그루터기에서 솟아나는 새순처럼 쪼그라든 시간에도 형형한 눈빛은 살아 끈적한 생의 에움길 꽃을 피워 올렸다 허기진 사연들은 차마 .. 문학상수상작 2012.01.25
김옥균 김옥균 박 해 성 <모놀로그> 변방의 늑대 울음 달을 뭉텅 베어 물 적 구천까지 걷겠느냐, 내가 내게 묻습니다 화승총 뇌관 터지듯 별이 활활 타오르고 복면자객 총탄처럼 유성 한 획 스칩니다 재앙 같은 안락에 기름진 자 화 있으라, 단 사흘, 날짐승인 양 퍼덕이다 꺾인 날개 <에필.. 박해성의 시조 2011.12.25
거미 효과 - 서정택 거미 효과 서 정 택 프로메테우스! 태초에 해에게도 간이 있어, 그 간이 불을 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여요 허공에 황홀한 무덤 을 내다 거는 것은 거미이어요 거미는 나를 애무하는 암살자, 차르르 타고내려 그어대는 비수는 칠흑처럼 날카롭고 전갈처럼 짜릿하여요 은신의 명수 거미.. 좋은 시조 2011.05.17
달 - 권갑하 달 -서울역에서 권갑하 하늘은 비어 있고 난 아직 길 위에 있다 몸을 비껴 길 밖의 길 아프게 부랑하던 시간의 잔주름 위를 쓸고 가는 바람소리. 뜨거운 울음 안고 기울다 차오르는 시간 단물 고인 생각들은 하얗게 말라가고 뉘인가, 어둠에 취해 일행으로 질주하는. 무언가 말하려다 돌아서는 가로등 .. 좋은 시조 201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