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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붕어섬, 구절초

옥정호 붕어섬은 사진동호인들 사이에 인기있는 곳이지요. 안개가 내려앉은 새벽풍경은 한 폭 수묵화입니다. 그러나 그런 날씨 조건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터라 해마다 몇번씩 도전하는 이들도 많은데요. 나 또한 그랬습니다,  제법 가파른 새벽 산을 오르며 숨이 벅차 어둠 속에 넘어지고 주저앉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국사봉에 해가 뜰때면 그 감동에 눈물이 난다지요 벌써 지난 이야기네요 ㅎ~ 마치 다른 행성인 것 같은 국사봉 일출과 안개를 걷고 나타나는 붕어섬의 자태, 뿐만 아니라 소나무 숲에 피어나는 구절초 향기며 아침을 굶고도 배고픈 줄도 몰랐답니다. https://youtu.be/SE_RXIo0t3k?si=eC7YcTWI0TDrctxw

몰(歿) - 박주하

몰(歿)                                                                                   박주하​​숲은 나비의 운세를 접었다. 춘몽과 길몽 사이를 오가며 한가로이 춤을 출 것이란 말, 온 들에 꽃이 만발하였으니 그 향기를 탐낼 것이란 말, 그런 희망은 아무래도 미래에 닿지 않는다. 다만 오늘의 힘겨운 숨을 몰아 묵시(默示)의 수렁에 흘려 넣는다. 심호흡을 물방울에 적셔 후박나무 잎새에도 적어둔다. 햇빛을 쫓아 자리를 가려 앉는 나비의 잔등이 반짝인다. 저렇게 여리고 아름다운 등짝을 가진 자는 삶이 아니다. 그것은 삶이 되기 이전의 문법. 일생을 등만 보이며 목숨을 일군 이를 안다. 그는 미래를 가진 적이 없으며 미래를 원한 적도 없다. 미..

좋은 시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