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악어의 눈물

heystar 2013. 12. 21. 11:44

    악어의 눈물

 

                                                          박 해 성

 

 

 

목숨 팔아 귀족이 된 그를 본 적 있나요?

야생의 어금니가 아직도 근지러운지

백화점 유리관 속에 질겅질겅 권태를 씹는

 

터지는 활화산인 양 콧김을 내뿜으며

세속 진흙탕에서 막무가내 설치던 이

껍질만 달랑 남았다, 간 쓸개 다 빼 놓고

 

산다는 건 누 떼처럼 광야를 달리는 일

맹수에게 쫓기고 건기의 강도 건너지,

어쩌다 헛발 짚으면 다만 한 점 티끌인데

 

눈물샘도 말랐는가, 납작 엎드린 그대

비늘마다 콕콕 박힌 숨 가쁜 역광 아래

적도의 비릿한 밀어, 그 해웃값 쟁쟁하다

 

                                        -   2012년 『화중련하반기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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