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
박 해 성
목숨 팔아 귀족이 된 그를 본 적 있나요?
야생의 어금니가 아직도 근지러운지
백화점 유리관 속에 질겅질겅 권태를 씹는
터지는 활화산인 양 콧김을 내뿜으며
세속 진흙탕에서 막무가내 설치던 이
껍질만 달랑 남았다, 간 쓸개 다 빼 놓고
산다는 건 누 떼처럼 광야를 달리는 일
맹수에게 쫓기고 건기의 강도 건너지,
어쩌다 헛발 짚으면 다만 한 점 티끌인데
눈물샘도 말랐는가, 납작 엎드린 그대
비늘마다 콕콕 박힌 숨 가쁜 역광 아래
적도의 비릿한 밀어, 그 해웃값 쟁쟁하다
- 2012년 『화중련』하반기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