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도가니

heystar 2013. 12. 25. 16:05

       도가니*

 

                      박 해 성

 

 

무료급식 천사님의 모조 날개 탄로났다

낮은 곳에 임하시어 어린 양을 탐하시니

도끼로 발등을 찍고 할렐루야, 찬양하라

 

소돔의 시궁창에서 전지전능 활개 치며

경전을 말아먹는 새빨간 그 혓바닥

착하게 사악할지어다. 사탕처럼, 사탄처럼

 

얼룩진 일기장에서 날마다 살해되는 자

죽어도 죽을 수 없는 축복 같은 재앙을

긍휼히 여겨주소서, 만일 신이 계시다면

 

* 장애아를 성폭행한 실제사건을 다룬 공지영의 소설제목 인용.

 

 

- 계간 『나래시조』2013, 여름호 연재 '박해성의 <횡설詩설>'에 삽입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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