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어둠의 사자使者 - 카라바지오

heystar 2013. 12. 30. 21:25

 

      어둠의 사자使者

      - 카라바지오

 

 

                                박 해 성

 

 

 

구천을 무단 횡단한 한 사내와 마주 섰네

 

뉘에게 쫓기는지 사뭇 거친 숨소리에

뜻 모를 독백을 씹는 입술이 검푸르고

 

파투난 노름판 같이 서슬 푸른 별빛 아래

사슬 끊긴 개처럼 자유가 더 두려워

무작정 세상 밖으로 도망치고 싶었나 몰라

 

질풍노도 거느리고 바로크를 건너는 이

분열증인양 낭자한 캔버스가 은신처라

설익은 한잔 술에도 목젖이 부었을 터

 

피 묻은 손을 씻고 번제라도 지내는가,

 

참수 된 꽃숭어리 제단 위에 올려놓고

신이 된 젊은 목수의 마을로 떠났다네

 

                      

                         - 계간 『나래시조』2012, 겨울호 연재 '박해성의 <횡설詩설>'에 삽입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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