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반성. 608 - 김영승

heystar 2013. 9. 21. 18:16

   반성· 608

 

                   김 영 승

 

 

어릴 적의 어느 여름 날

우연히 잡은 풍뎅이의 껍질엔

못으로 긁힌 듯한

깊은 상처의 아문 자국이 있었다

 

징그러워서

나는 그 풍뎅이를 놓아 주었다.

 

나는 이제

만신창이가 된 인간

 

그리하여 主는

나를 놓아 주신다.

 

                   - 계간 『리토피아2013, 가을호에서 

1959년 인천 출생

- 성균관대 철학과 졸업.

- 1986년 『세계의문학』 등단. 
- 시집 ;『반성』(1987), 『취객의 꿈』(1988), 『아름다운 폐인』(1994), 『권태』(1994),

          『무소유보다 더 찬란한 극빈』(2001), 『화창』(2008)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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