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오해
박 해 성
<자목련>
귀족의 자줏빛 휘장, 그녀가 돌아왔다
초라한 내 집 앞을 몇 날 며칠 서성이더니
기어이 고백하려나, 와락 울음 터트리는
<벚꽃>
지느러미 하늘하늘 헤엄치는 꽃 이파리
손바닥에 올려놓고 후우 후 불다보면
새순이 돋으려는지 목젖 이냥 간지럽고
<오얏꽃>
어느 왕가 비운의 옹주 눈물 뚝뚝 떨어진다
산산이 찢긴 족보처럼 허공을 맴도는 꽃잎
자꾸만 뒤돌아본다, 바다 건너 유배 가시듯
- 계간 『시와 소금』2013, 봄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