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의 시조

무릉도원을 찾아

heystar 2012. 12. 15. 09:26

 

   무릉도원을 찾아

 

                            박 해 성

 

 

버스를 타고 갈까, 은하열차 기다릴까

 

마이너스 통장 들고 건널목에 서 있다

다 식은 낮달 한 조각 울 듯 말 듯 걸린 오후

 

신호가 바뀌어도 먼 하늘만 더듬는다

숨 가쁜 이 한세상 구절양장 굽이마다

고단한 발목이 삐끗, 지평이 또 흔들리고

 

비울수록 무거운 건 잔고가 바닥난 생

속도제한 표지 없는 내리막, 아찔해도

외줄 위 곡예사처럼 다시 중심 다잡고는

 

홰치는 황금 깃의 가루라를 타고 갈까,

시간도 발 멈추고 복사꽃에 취하는 나라

 

바람은 길을 아는지 강 쪽으로 내닫는다

 

    - 박해성 시집 <비빔밥에 관한 미시적 계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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