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구이
박 해 성
물 빠진 개펄처럼 질척한 이승 무대
난시의 눈망울엔 하늘조차 흙빛인데
갈채도 꽃다발도 없이 암전,
적막이다
누군가 먹고 먹히는 지상의 저잣거리
잉걸 숯불 제단에 생살 몇 점 올려놓고
술잔에 발이 빠졌나
비틀대는 저 그믐달
이 세상 비린 생을 살찌울 수 있다면
뼈까지 바스러져 왔던 길로 돌아가리
가는 이 담백한 말씀
목젖 울컥 뜨겁다
- 2012년 제 4회 <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