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의 꿈
김강호
마침내 무너져버린 어둠을 더듬어서
굳은살 박인 손으로 찾아낸 연장들
튼튼한 건축을 위해 날을 파랗게 세운다
썩은 채 나뒹구는 살이 찐 나무밑동
벼르고 선 톱날로 단숨에 잘라내면
끌이여 찍어내거라, 옹이 한점 남김없이
불쏙불쑥 솟아나는 저 숫한 비리들도
순리의 결을 따라 대패여 밀어다오
피고름 터진 자리에 생살 돋을 때까지
맞물려 든든한 기둥 한치 오차도 없을 때
하늘 쩡쩡 울리도록 못을 박아 놓는다
뜨거운 눈물이 돌아 비로소 피는 소금꽃
- 출전: 2010년 <시조시학> 봄호
- 1960년 전북 진안 출생.
-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 이호우 문학상 신인상 수상.
- 시집 <아버지>
- 광주전남 시조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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