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목수의 꿈 - 김강호

heystar 2011. 2. 6. 14:01

 

 

       목수의 꿈

 

                                          김강호

 

 

마침내 무너져버린 어둠을 더듬어서

굳은살 박인 손으로 찾아낸 연장들

튼튼한 건축을 위해 날을 파랗게 세운다

 

썩은 채 나뒹구는 살이 찐 나무밑동

벼르고 선 톱날로 단숨에 잘라내면

끌이여 찍어내거라, 옹이 한점 남김없이

 

불쏙불쑥 솟아나는 저 숫한 비리들도

순리의 결을 따라 대패여 밀어다오

피고름 터진 자리에 생살 돋을 때까지

 

맞물려 든든한 기둥 한치 오차도 없을 때

하늘 쩡쩡 울리도록 못을 박아 놓는다

뜨거운 눈물이 돌아 비로소 피는 소금꽃

 

                      - 출전: 2010년 <시조시학> 봄호

 

- 1960년 전북 진안 출생.

-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 이호우 문학상 신인상  수상.

-  시집 <아버지>

-  광주전남 시조시인협회 회장.

 

'좋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조화 - 이달균  (0) 2011.02.09
지 에이 피 - 임채성  (0) 2011.02.07
빈 화분을 보며 - 유종인  (0) 2011.02.06
새 - 이지엽  (0) 2011.02.05
균열 - 김민부  (0) 2011.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