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넘었다. 우선 숙소를 정하고 펜션주인에게 물으니 40분 가량 걸어야만 전망대에 갈 수 있단다.
강풍 주의보가 발령 될 정도로 바람은 세고 날씨는 차가웠다. 서둘러 길을 나섰다. 그래도 봄바람이라 견딜만^^
둘러보니 갈대밭 사이로 좁은 길이 나 있다. 제일 넓은 물길에는 배가 정박해 있다. 제철에는 배를 타고 전경을 돌아볼 수 있단다.
수로를 따라 오리(혹은 청둥오리)들이 한가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하이~~ 하우 두 유 두, 인사도 건네고
어른 키를 넘는 무성한 갈대밭 사이로 한참을 걸어간다. 마음이 조급해 그런지 전망대까지 제법 거리가 먼 것 같다.
가다보면 길 옆에 드러난 뻘의 속살을 볼 수 있다. 슬며시 S자를 그리며 드러난 작은 물길도 만나고
헉헉대며 숨차게 산 언덕을 오르니 눈 아래 펼쳐지는 경치가 장관이라, 날씨가 춥다고, 시간이 늦었다고 주저 앉았으면 후회할 뻔^^
갯펄에 반사되는 석양빛이 눈부시고...
둘러보니 왼편으로는 나무 몇 그루 겨우 발 붙이고 사는 작은 섬도 있고...
바람에 날아갈 것 같은 몸을 간신히 가누고 셧터를 누른다, 오늘도 삼각대를 안 가져 왔음^^;;;
자아, 이제부터 S자 물길을 응시하며 해넘이를 기다리기로 한다. 어떤 방향에서 잡아야 저 곡선이 더 아름다울까???
추위나 강풍쯤은 보상하고도 남을 아름다운 자연의 경이로움에 나는 도취했다는 -_-;;;
뼛속까지 바람이 파고들어도 시시각각 변하는 석양빛을 주시하느라 꼼짝할 수가 없었다. 어쩌랴, 이 광기를^^
온몸으로 바람과 맞서면서 일몰을 기다린다, 다행히 전망대 난간에 카메라를 얹고 내 몸을 의지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바라볼수록 신비한 아름다움, 이 죽은 것 같은 뻘에 깃드는 마술같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