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다대포구에서 - 정혜숙

heystar 2011. 2. 5. 00:47

 

 다대포구에서

 

                            정 혜숙

 

 

새들이 빈 하늘에 편지를 쓰고 있다

상강, 한 하늘에 젖은 날개로 쓴

절절한 돋을새김의 글

혹시 본적 있는지

 

길없는 길을 찾아 허공을 가르며

어두운 천공에 새기는 뜨거운 육필원고

내게는 허방이구나

못 읽겠다, 그 마음

 

세상의 슬픔은 죄다 어둠속에 잦아들고

모서리진 마음도 둥글게 허물어지는 시간

하늘끝

어둠별 홀로

안부를 묻고 있다.

 

2003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작품집『앵남리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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