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지에 관한 단상
박 해 성
그대,
늘 무표정한
백의白衣의 테러리스트
밀림 속 빗소리가 동공 깊이 배어있다
톱날에 이냥 버히던 비명이 덜 마른 걸까?
태양의 암호거나 바람의 진술 받아 적은
안태본 나이테며 새소리 다 풀어낸 몸
하 숱한 담금질 끝에 전생마저 토설하고
이승 반, 저승 반쯤 맨발로 넘나들던
순교자의 핏빛이다, 식물성 득음의 길
캄캄한 씨앗 하나가 공즉시색空卽是色, 하늘 여니
함부로 찢지 마라
대자대비 부처시다,
수라 같은 세속의 말 담담히 그러안는
그 가슴 어디쯤인가 사리 몇 과 영글겠다
<화중련> 2010년 상반기호 수록
'박해성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메뉴 (0) | 2011.02.05 |
---|---|
겨울, 설산에 들다 (0) | 2011.02.05 |
오디세이아, 2010 - 냉동실 탐사기 (0) | 2011.02.03 |
02시 30분 (0) | 2011.02.03 |
수련 (0) | 2011.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