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동안
박해성
밥한 술 넣고 전자레인지 돌린다, 딱 2분간
그동안 밀린 설거지를 해야지, 미끈
시퍼런 유리 파편이
설익은 생을 파고든다
투명과 비명 사이 2억년이 스쳐가고
지느러미 붉은 달이 하수도로 흘러든다
저 달의 뒤를 밟아야지
이무기가 될지도 몰라
직설로는 풀지 못할 비릿한 화두를 잡고
얼굴 없는 무량이 현기증을 스쳐간다
그래도 지상의 식사는
늘 현재진행형이다
-출처; 계간 『다층』 2022, 여름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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