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를 읽는 밤
박해성
모두가 다 있으나 아무것도 없는 밤
조용히 그대를 만나 눈으로 대화한다
합법적 불륜이라 하자, 뇌세포의 오르가즘을
바다가 사막 되고 모래가 설산되도록
너는 어디 있었을까, 나는 무엇이었을까
사상思想과 상사想思가 만나 잔을 부딪는다
상처 난 고양이처럼 웅크린 적막 앞에
텅 비어 가득 찬 것들, 가벼워 무거운 것들
따듯한 잔치국수나 밤참으로 대접할까봐
* 200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소설가이다.
-출처; - 『정음시조』2022, 4호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