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폐광 - 정용국

heystar 2011. 4. 25. 12:00

폐광

 

정용국

 

 

  1.

혼이 빠져나간 자리

 

녹슨 금강경 몇 줄

 

공양도 마다한 채

긴 안거에 들어 있다

 

순순히

소신燒燼한 몸을

애물처럼 붙안고

 

  2.

마다 진을 빼고

뭉개놓은 행간에는

 

임시방편 허기들이

아우성을 치는데

 

사초史草

변명도 없이

긴 한숨만 내쉰다.

 

 - 시집 <가람시조문학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수상 작품집>

 

- 경기 양주 출생

- 서울 예대 문창과, 경기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 2001년 <시조세계> 등단

- 시집 : <내마은 속 게릴라> <명왕성은 있다>

- 조선 기행문 : <평양에서 길을 찾다>
-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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