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나키스트여
박 시 교
누가 또 먼 길 떠날 채비 하는가보다
들녘에 옷깃 여밀 바람 솔기 풀어놓고
연습이 필요했던 삶도 다 놓아버리고
내 수의壽衣엔 기필코 주머니를 달 것이다
빈 손이 허전하면 거기 깊이 찔러 넣고
조금은 거드름 피우며 느릿느릿 가리라
일회용 아닌 여정이 가당키나 하던가
천지에 꽃 피고 지는 것도 순간의 탄식
내사랑 아나키스트여 부디 홀로 가시라
* <현대시학> 2010년 10월호
* 1945년 경북 봉화 출생.
* 197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 시집 <겨울강> <가슴으로 오는 새벽> <낙화> <독작(獨酌)> 등
* 중앙시조대상, 이호우문학상, 가람문학상 등을 수상
* 격월간 <<유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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